하루, 한주, 한달, 한해를 지내면서 매일 바쁘다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감을 체감한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기에, 시간이 더욱 빠르다고 느낀다. 이렇게 빠른 시간을 흘려(!)가다 보면 내가 과연 시간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자문할 시점이 있다. 매일 죽어가는 나이기에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은 점점 줄어가고 있는데, 이 유한한 자원을 잘.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가?(이런 글을 쓸 때면 어휘력의 한계가 느껴져 괴롭다. 책을 읽기는 했는데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해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시간을 잘.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란 무엇인가?
우선 내가 만족스럽고 좋아하는 것을 이뤄내기 위해서 적절한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만족스럽고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빠른 시일내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있겠고, 오랫동안 준비하고 천천히 얻어내는 것이 있겠지. 그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급선무인데? 내 행동들을 반추해 보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빠져들었다가도 어느 정도 이상이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싹 사라진다.(여기서 어느 정도는 아주 많은 노력을 해야할 때이다. 혹은 내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수준에까지이다.) 특히 최근에는 관심이 없는 것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다. 어느 철학자가 관심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했는데 이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한다.
내가 만족스럽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이유는, 사물에 관심이 없고 그러다 보니 경험이 적어지고 사유와 행동반경이 좁아지는 자연적인 수순에 따른 것이다. 우선 이 것을 이겨내야겠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었으면, 하면 되겠지. 내게 부족한 것은 확실히 실천인데, 무엇이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내게는 있는 듯하다(나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확실히 그렇다). 나를 아는 분은 나를 [완벽주의자]로 부르는데, 그건 다소 터무니없는 시선인 것이다.(한번도 나는 완벽주의자로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주위 사람이 그렇게 보다니 놀라웠다). 그러니 내가 몸치라서 잘 하지 못하는 운동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 실수 했을 때 벌어지는 수치감, 당혹감 등이 이유이고, 이 실수가 계속되면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특히 운동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실천을 위해서는 중기적, 단기적인 목표점을 놓아두고 그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되 매일, 매주, 매월, 매년 단위로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구체적이라는 표현이 중요한데, 500page짜리 책을 하루에 읽는 것은 버겁고 언제 읽을지 빠듯하지만 매일 30page씩 읽어내는 계획을 세우면 약 17일이면 모두 읽을 수 있듯이 목표에 달성하기 위한 마일스톤을 잘게 쪼개어 세워놓고 하나하나 체크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몇년전만 해도 이런 계획이 잘 지켜졌는데, 1년 내에 모두 무너진 것이 매우 아쉽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계획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운동할 때 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수치감으로 쉽게 포기하고 다시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다시 계획을 세워 또 시도해 보면 되겠다. 어차피 내가 그리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시도 중간에 겪는 시련(?)은 누구나 모두 겪으려니 생각하고 계속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목표의 수립/계획의 실천/체크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반드시 내야겠다. 매일이 바쁘다 보면 어떻게 지나가는지 무얼 했는지 모를 때가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일은 건너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간처럼 사색의 시간을 일부러 내야할 만큼 중요한 일이다.
'일상·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11.21) 고양이 집 만들어 주기 (0) | 2009.11.23 |
---|---|
(2009.11.12) 읽을 책들이 쌓여 있다. (0) | 2009.11.12 |
(2009.10.17) 집에 찾아온 고양이 손님과 친해지려 함 (0) | 2009.10.18 |
(2009.10.11) 결혼12주년을 작은 딸이 축하해주다. (0) | 2009.10.12 |
(2009.10. 3) 추석날, 창문에 부딪혀 죽은 새를 묻어주다. (0) | 2009.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