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여행

(2011.10. 2) 최영장군 묘

Maverick71 2011. 10. 3. 09:31

 

바람쐬러 오토바이로 자주 들리는 벽제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관산동 갈림길에서 최영장군 묘 라는 표지를 보았다.

 

표지를 따라 길 끝까지 갔다.

 

 

▲ 길끝에 최영장군 묘로 향하는 표지가 있다

 

최영 장군의 묘로 올라가는 길에는 유치원건물과 주택들이 있다.

 

 

▲ 묘소로 향하는 처음길

 

산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는

근래에 만들어 놓은 방향석이 세워져 있다.

 

누가 만든 것일까?

 

 

▲ 묘로 가는 초입과 방향석

 

최영장군 묘로 가려면 200~300미터의 산길을 걸어야 한다. 

 

이 길은 나무터널이었다. 햇볕은 많이 들지 않았고,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길.

 

 

▲ 오솔길

 

 

 ▲ 이 길 바로 옆에는 청솔모가 밤을 주워 먹고 있었다.

 

잠시 걷다 보니, 최영장군 묘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나온다.

 

 

▲ 묘로 향하는 계단길의 처음.

 

 

▲ 사적지에 항상 있는 설명문

 

 

 

계단을 오르다 멈춰서, 나는 오토바이 재킷과 겹쳐입은 잠바를 벗었다.

 

 

▲ 묘소 1 

 

 

▲ 묘소 2

 

 

▲ 뒤에서 본 묘소

 

어렸을 때 최영장군 위인전을 읽었을 때

최영장군이 "내가 부정한 짓을 하지 않았으니, 내 묘에는 풀이 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유언을 했고,

[아직 최영장군의 묘에는 잔디가 자라지 않는다]라는 해설이 있었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그런데 이 묘에는 잔디가 있지않나? 하는 자문을 했을때,

상석 위에 누군가 남기고 간 자료가 답해줬다.

 

최영장군의 묘는 1980년대까지 적묘(赤墓)였으나,

호우로 인한 흙 유실을 염려한 후손들이 흙과 잔디를 계속 갈아줘서

80년대부터 차츰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600년이 지나 최영장군의 한이 풀려서 풀이 자랐다는 묘한 해설도 있었고...

 

 

▲ 무덤 옆의 문인석

 

▲ 무덤 옆의 문인석2

 

 자. 이제 내려가는 길.

 

 

 ▲ 내려가는 길의 처음. 

 

 

▲ 계단을 내려다 보다.

 

 

 

 

나는 내려가는 길에 예상하지 못한 평화로움을 느꼈다.

 

햇볕은 더없이 따뜻했다.

잠자리들이 내 바이크 점퍼 위에서 짝짓기를 했다.

 

나무터널안에서 풀벌레 소리로 세상이 채워졌으며

새소리는 더할 수 없이 평안하게 만드는 음악이었다.

 

 

 

바람이 내게 말을 건다.

 

움직이지 않는 나무들이 내게 눈짓을 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무가 향하는 곳을 같이 바라 보았다.

 

 

 

이곳에서 평화를 느꼈을까

있는지도 몰랐던 사물들과 이야기를 하고 감정을 나눴을까

 

어쩌다 이 묘소에 왔고, 원래 있었지만 있는지 몰랐던 세상을 깨달았을까.

 

 

 

▲ 표지석의 기증자

 

올라오던 입구의 표지석 뒤쪽에는 기증자가 새겨져 있다.

최영장군을 처형한 전주이씨 이성계의 종손이다.

 

세상은 이렇게 이어지면서 만들어져 갔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