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여행

(2009/09/03~04) 1년만의 오토바이 1박 라이딩

Maverick71 2009. 9. 10. 08:10

나는 작년 2008년 10월 중순의  라이딩 이후 오토바이를 한 차례도 타지 않았다.

 

방전을 막기 위해 3-4개월마다 모터사이클의 배터리를 빼내어 충전기로 완충시켜놓았다. 

배터리를 3개월만에 체크해도 80%이상 남아 있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다소 의아하기도 했다. 이러다가 한번에 방전될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8월 30일(일)에는 엔진오일을 직접 교환했다. 오일전문업체인 유진상사에 독일산 오일인 프로피바이크 synthetic 5w40을 2통 주문했는데, 택배비 포함 3만원이다. 전에 사용하던 바이크 엔진오일 모튤300v Factory line은 요즈음 1통에 3만원씩 한다. 프로피바이크가 가격대비 성능은 좋다는데 테스트해 볼 생각이다.

 

지난 2008년 말부터 어려운 일이 있었다. 그 일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가끔씩 어지럽다.

나는 책을 좋아했는데 책을 읽어도 눈과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무언가를 생각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오토바이 탈 수도 없었고.  내가 피폐해져 가는 것을 느낀다.

 

큰 마음을 먹고, 2009년 9월 3일(금)과 9월 4일(토)에는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했다.

 

가는 김에 1박을 결심했다. 코스는 파주-양주-의정부-양평-횡성-안흥-평창-정선아우라지-임계-강릉-주문진-양양-구룡령-삼봉휴양림(1박)-홍성-춘천-가평-포천-양주-파주로 잡았다.

 

9월 3일(금) 하루 휴가를 내고 아침 7시 20분에 출발. 9시 경에 양평만남의광장 휴게소에 도착했다. 

간단히 자판기 블랙커피로 잠을 쫓아내고, 토스트 하나를 먹고는 다시 출발한다.

 

* [양평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찍은 버그만400]

 

 

날씨는 좋았다. 정차하면 약간 덥지만, 달리면 메쉬자켓 사이로 바람이 솔솔 들어와 더위를 식힌다.

6번국도를 따라 가다가 [용두교차로]에서 6번 국도를 따라 횡성을 향해 남행한다.

바람이 좋아 헬멧쉴드를 부러 올리고 스포츠안경만 쓰고 라이딩했다. 100km에서도 눈쪽으로는 바람이 안 들어왔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이 싱그럽다.

 

[횡성 어딘가에서 폼잡고 찍은 사진. 낄~(가롤로형님이 주로 쓰는 구도를 흉내내보았다)]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몰았다. 평균 80~100km. 경치도 보고, 가다 서고 싶으면 서고.. 

[횡성 어딘가에서 찍은 경치. 강원도에 들어오면 산이 다르게 느껴진다]

 

 

[안흥을 지나서 찍은 곳. 이름은 모르나 길 바로 옆에 언덕이  오똑 솟아 있었다]

 

 

 [바로 그 뒤]

 

 

[평창에 들어왔다. 평창농협 앞의 천변에서 찍었다]

 

 

[평창을 지나 정선으로 향하는 길]

 

 

 [정선 아우라지로 가는 길에서 본 어느 다리와 강] 

 

 

정선아우라지에 찬찬히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1시.

시장하다. 기름을 넣으며 주유소 사장께 맛집을 물어보니, 아우라지 역 앞의 콧등치기 국수를 추천한다.

메밀로 만든 뜨거운 국수에 깨를 올려 내왔는데 맛이 약간 심심하다. 다대기(청량고추를 넣은)를 넣었더니 괜찮아졌다.

먹고 길을 재촉했다.

 

[임계에서 강릉으로 가는 길]

 

 

임계에서 강릉으로 나와 7번국도를 타고 양양으로 향한다.  주문진에서 양양까지의 7번국도는 동해안을 끼고 달려 기분이 좋다.

 

 [주문진에서 본 동해바다]

 

 

양양에서 44번국도를 타다가 56번국도를 갈아타면 구룡령으로 향한다.

구룡령으로 향하는 길은 [첩첩산중]이다. 산 뒤에 또 산이 있고 그 뒤에 또 산이 있다. 몇번 와도 질리지 않을 곳이다. 하지만 차로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코너가 워낙 급한데다 공사중인 곳이 많아서 차로 왔다가는 멀미하기 십상이다. 오토바이도 조심하지 않으면 슬립할 위험이 널려 있다.

 

 [구룡령으로 향하는 길]

 

 

[버그만도 놓고 다시 한번. 구룡령으로 향하는 길]

 

 

코스를 헤치고 구룡령으로 향했을때  그곳은 온통 구름이었다. 산 아래에서 구룡령을 볼때는 비가 오지 않을까 할 정도로 검었다.

몇 백미터 앞이 보이지 않았다.

 

[구룡령에서 1]

 

 

 

[구룡령에서 2]

 

 

구룡령 아래로 내려가면 바로 삼봉휴양림이 있다. 도착한 시간은 4시 40분.

우선 오토캠핑장을 찾아 자리를 확인하고, 관리사무소로 올라가 입장료와 사용료를 내고 돌아와 텐트를 쳤다.
텐트치고 짐정리하고 저녁거리를 사본다.  삼봉휴양림 앞에는 휴게소가 있어서 음식거리와 물놀이용품 등 많은 것을 판다.

 

[휴양림 오토캠핑장에서 데크위에 친 텐트]

 

 

금요일 오후라 오토캠핑장에는 3팀이 와 있었다. 다들 차에 캠핑장비를 싣고 왔는데, 나를 보고는 의아한 눈치다.

오토바이 타고 선글라스 끼고 통통거리며 들어왔으니 이상하게 볼 수 밖에. 오토바이를 타지 않았으면 나도 그리 보았을 것이다.

 

 

[데크 위에 친 텐트와 그 앞에 세워둔 버그만400]

 

 

[저녁 거리 준비중]

 

코베아에서 나온 등산용 버너와 코펠로 저녁준비를 하고 있다. 저녁먹고 가로등에 의지해 [김대중옥중서신]을 읽다가

자리에 누워 생각을 정리했다.  오토바이를 타면서도 계속 한 생각이나 결론은 나지 않는다.

내가 목적성을 가지고, 의지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자꾸 문제를 미루려는 습성이 생긴다. 고쳐야 할 점이다.

삼봉휴양림의 벌레소리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아침 7시 잠에서 깨어나 세수하고 짐걷고 집으로 향했다. 오후에 약속이 있어 집으로 가야 한다.

어제 밤의 생각으로 다소 정리가 된 상황이다. 돌아올 때는 홍천-춘천-가평-포천-양주-파주로 돌아왔다.

아침 7시 40분 출발, 아침 11시 40분 집 도착. 

 

[이번 투어거리와 연비]

 

무엇보다 생각을 정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목적성을 정할 수 있는 계기였다. 물론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