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여행

(2008.10.12) 포천에서 고구마 캐기

Maverick71 2008. 10. 13. 23:14

10월 12일(일)에는 포천에 사시는 디어킹 형님이 텃밭의 고구마를 캐러 오라고 전화하셨다.

11일(토)에 서리가 내려서 어서 고구마를 캐 내야 한다고 하신다.  

 

일전에 전화통화할 때에,  "고구마 캘 때, 저도 불러주세요"  말씀드렸는데 잊지 않으시고 전화를 주셨다.

이 동생은 자주 연락도 못 드리는데 말이다.

 

염치불구하고 가족들을 같이 데리고 갔다.  텃밭 근처의 가게에서 고기와 라면과 기타 먹거리를 사려 했는데

텃밭 근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즉, 빈손과 4 食口만을 데리고 간 상황이 되어 버려 준비는 하나도 하지 않고

형님/형수님들이 준비하신 식사만 맛있게 하고 와버렸다.  이렇게 민망한 경우가 있을까.

 

나는 일도 많이 해보지 않은 서울 촌놈이라, 삽질 & 호미질 하다가 멀쩡한 고구마를 반토막 내는 등

밭일은 거의 돕지 못한 듯하다. 

 

반면, 아이들은 손에 호미를 들고 열심히 고구마를 캔다.  파주 촌뇬들 치곤 밭일 잘들 한다. 하하.

 

 

** 긴 고구마를 들고 서 있는 큰 딸, 예원이와  뒤에서 큰 고구마를 들고 있는 작은 딸, 은결이

 

** 머리 숙이고 있던 은결이가 자기 얼굴만한 고구마를 들고 있다.

 

** 햇볕 가리려고 모자를 눌러 쓰긴 했는데, 밭일 후에 많이들 탔다.

 

 

** 많이 캔 것 같은데, 올해는 많이 가물어서 전반적으로 고구마 수확이 좋지 않다고 하신다.

 

고구마와 함께 산을 찍어 보았다.

 

디어킹 형님과 하늘사랑 형님이 불러주셔서  텃밭도 캐고 맛있는 새참도 먹은 하루였다.

 

그런데 먹은 만큼 밥값을 하지 못했는데도, 디어킹 형님이 고구마를 한 자루 넣어주신다.

충분히 감사하다는 말씀도 못드리고 집으로 향했다.  이 형님들을 뵈면 항상 본의아닌 결례를 하게 된다.

동생인 내가 약속시간에 늦질 않나.  식사 준비는 하나도 안 하고 빈 손으로 가질 않나.

 

다음에 뵐 때는, 제대로 대접할 준비를 해야겠다.  비어캔 치킨, 통삼겹살 구이를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