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5일 토요일. 어김없이 주말이면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대로 하늘은 흐려 있다.
아이들은 학교 가는 토요일. 아내는 동네 친구와 약속이 있다 하니 오늘은 꼼짝없이 나 혼자다.
혼자 뭐하나. 바람쐬러 나가보자 하던 중에 아내가 약속을 취소하더니, 같이 바이크 타고 나가자고 한다.
에고 이게 얼마만에 있는 황송한 일인가. 낼름 안전장구 챙겨서 바이크로 모신다.
집인 동패리를 나와 금촌의 신 고가도로를 건넌 후 광탄으로.
광탄에서 유일레저를 지나서 감사 교육원 옆으로 해서 기산저수지로 향한다.
웬일인지 기산저수지와 마장저수지에 물이 많이 줄었다. 장마가 올 것을 대비해서 미리 물을 빼놓은 것 같은데.
장흥의 한 주유소에서 잠시 멈춰 휴식하고, 아내와 사진을 찍어본다.
잠시 후 아내가 내 버그만 400에 앉았길래 사진을 찍어봤다.
내가 처음 바이크를 살 때, 쉐도우750과 버그만400을 놓고 매우 고민했는데 아내와 같이 다닐 때를 생각해서 버그만 으로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선택인 것 같다. 버그만400은 수납공간 넓고, 연비 뛰어나고, 뒷자리 텐덤성이 좋다.
그런데, 아내가 허리가 좋지 않은 이유로 그동안 바이크를 타지 못했다.
그러니 어쩌랴 혼자 다니긴 하는데, 이게 영 재미없고 흥이 나질 않는다.
혼자 다녀온 코스가 [강화도 일주] 2번, 속초 1번, 양구-평화의 댐 1번...
독립군 생활도 한두번이면 충분한 것이지..
주유소에서 쉬고 있는데, 아내가 9월중에 둘만 바이크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에고 만세.. 이게 웬 행운이냐..
그런데, 가는 속도나 페이스는 뒷자리 승객(아내)에게 맞춰야 한단다. 흠. 좋아할 일인지. 어쩐 일인지.
장흥에서 벽제로 가서 산을 넘어, 늦은 아침/빠른 점심을 먹으려 음식점을 찾았다.
며칠전 빅스쿠터모임 파주/일산 번개에서 알게 된 곳인데, 묵은지와 닭볶음탕을 낸다.
그때 저녁을 먹고 모임에 나가 어찌나 배가 부르던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다.
오늘은 제대로 먹어봐야지.
음식점 마당의 장독에 지하수를 담아 키우는 [부레옥잠]이란다.
내가 꽃이름을 제대로 알겠나. 음식점 사장님이 알려주신 것이지.
바이크를 타면서는 맛있는 음식도 좋고, 꽃이름도 궁금해진다.
사진이 흔들려 버렸네. 묵은지와 닭볶음탕이다. 청량고춧가루를 쓰셨는지 다소 맵긴 하지만, 조미료를 많이 쓰지 않은 맛이다.
4명이 가도 배부르게 먹겠다.
에고. 고기 잘 드시는 가롤로 형님이 생각난다. 형수님 텐덤해서 오시라고 해야지.
아침 9시 반에 출발해서 식사하고 집에 오니 오후 1시다.
1년만에 아내를 뒤에 태우고 다니니 바이크 무게감이 다르다. 역시 난 초보. 천천히. 조심조심 다녀야 한다.
바이크는 사고없이 오래 타는 사람이 [잘 타는 것]이다.
다음엔 어디를 갈까. 아내를 태우고 광덕계곡이나 명지계곡 가서 발담그고 올까.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고. 바이크에 있는 돗자리 펴서 김밥 까먹고, 참외 깍아먹고 싶다.
오늘의 나들이 코스 : 교하 동패리-광탄-감사교육원-기산저수지-장흥-벽제-광탄-교하동패리(약 68km)
맛있는 묵은지 닭볶음탕 : 사랑채(경기 파주시 조리읍 오산리 391-9, 031-957-6175, 010-4314-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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