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정비

[퍼옴] 진짜 초보자가 작성한 라이딩10계명

Maverick71 2007. 8. 20. 18:02

※ naver 의 f650카페의 민스(immeans)님이 쓰신 글을 가져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민스 입니다. 가입인사 외에 첫 게시글 입니다. ^^
사실 바이크 경력이 너무 일천하고 사람들과의 어울림이 약해
할 말이 별로 없더군요...

 

지난 주말 동안 10리터 씩 3번 기름을 넣고 700km 조금 넘게
달리고 나서 나름 터득(?)한 초보자 안전 라이딩 가이드를 정해 보았습니다.
물론 제 자신을 위해 정리한 것이고 부정확한 내용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만, 잘못된 점은 고치고 잘된 점은 지켜나가고자 글 올립니다.

대부분 이미 바이크 선배들이 정리해 놓은 것 들이지만 체험으로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런저런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다카르를 타고 있고 현재 1000km 조금 넘겼습니다.
이게 제 바이크력의 전부입니다.

 

1. 바이크의 운동성능을 뛰어넘는 무리한 운전은 통제불능의 상태를 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시속 80km가 넘어서면 언제라도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바이크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시야가 좋은 길을 바이크로 시속 80km
   이하를 유지한다는 초보자인 제게도 불가능하더군요.
   게다가 바이크를 추월하려고 따라붙는 컴팩트 세단과 서브 아저씨들은 쓸데 없는
   경쟁심을 유발하더군요.

   문제는 제가 아직 초보자고 바이크가 가지고 있는 운동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직선에서 잘 달린다고 내리막에서 레드존 찍었다고
   바이크 잘 타는 거 아니니까요. 잘타지도 못하는 바이크, 쓸데없는 만용에 휘둘려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속도가 느리다 빠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운동성이 상대방 보다 충분히 우월해야만
   안전한 추월도 가능하고 회피 운동도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2. 익숙하지 않은 커브 길은 진입 전 충분히 속도를 줄인다.

 

   두세번 생각보다 바이크가 크게 돌아나가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 원인이 제가 그 코너를
   잘 알지 못한 점과 체감보다 바이크가 속도가 빠른 점 이었습니다.
   라이딩 스킬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선회동작은 천천히 진입하고 자세가 잡힌 후에는
   속도를 유지, 탈출 시에 살짝 가속..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사거리에서 좌회전 시 깜짝 놀란 던 적이 있는데 이 경우는 또 달라서
   진입 속도 뿐 아니라 스로틀의 조작이 너무 과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천천히 돌아나가도
   차보다는 빨리 돌게 되는데 이 역시 까불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더군요.

 

3. 급브레이크, 급선회, 급차선 변경, 급발진 등 돌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네발이를 운전할 때 앞에서 유난스럽게 차선변경 많이하고 급제동, 급발진 많이하는 차를 보면
   '참 유난스럽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사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방어운전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진짜 돌발 행동은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 일로 상대방은 대책이 안서고 머리가 하얗게 비는 순간입니다.
   바이크는 작고 빠릅니다. 더구나 브레이크도 (제 선입견과는 달리...) 네발이보다 더 잘 듣습니다.
   이런 점은 네발이 운전자 입장에서는 의외의 사고를 유발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사거리 신호에서 노란불을 보고 갑자기 정지해 버리면 뒤에 따라오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네발이는 설 수 가 없는 상태가 될 것 같더군요. 두어번 급정거 아닌 급정거를 하고 나서 백미러를
   보면서 내가 무방비 상태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달리고 싶으면 중앙분리대가 있는 외곽 국도를 이용하고 시내에서는 흐름 운전 하는게 맞는 듯 합니다.

 

4. 길을 읽는 능력과 교통 흐름을 읽는 능력은 라이딩 스킬보다 중요하다.

 

   제가 타는 다카르는 라이딩 포지션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승용차보다 더 멀리의 교통상황도 잘
   보이더군요. 백미러도 충분히 돌출되어 있어 바로 뒤(까지는 아니지만...)의 차량 흐름도 잘 보이는
   편입니다. 다른 바이크는 안 타봐서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런 듯 합니다.
   브레이크와 스로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격적인 라이딩이 필요한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리어브레이크만으로도 제동이 될 정도로 여유를 갖고 라이딩하려고 합니다.
   ABS가 걸린 정도로 (기후나 도로사정이 나뻐서가 아니라 과속이나 급제동으로) 상황파악이 느렸다면
   그날은 내 생명이 한 번 더 운 좋게 연장된 것으로 여겨야 할 듯 합니다.

 

5. 제대로 된 장비는 내 생명을 지켜준다. 

 

   안전을 위해서나 폼나게 라이딩하기 위해서나 제대로 된 장비 착용하려 합니다.
   바이크가 달리기만 위한 것이 아니라 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한 만큼
   풀기어로 멋지게 타 보고 싶습니다...(하지만 몸이 항아리 형이라는 것 ㅠ.ㅠ)

 

6. 집중력을 잃은 상태의 운전은 과속보다 더 위험하다.

 

   저 같은 경우 라이딩을 하게 된 이유가 너무 느슨한 일상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뭔가에 매우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나를 놓아보자.. 머 이런 거창한 ^^
   그 초심 지키려고 합니다. 집중력 없이 설렁설렁 탈 바에야 타지 말자.. (좀 과하죠 ㅋㅋ)

   근데 이 집중력이란 게 인간인 이상 한도 끝도 없을 수는 없는지라 어느정도 피로도가 느껴지면
   과감하게 쉬어주기로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한시간 반 이내에는 피트인(?) 해서
   쉬는 편이 좋더군요.
  
   흔히 직선도로에서 과속이라고 표현하는 고속라이딩에서 라이더 들의 집중도는 엄청날 것 입니다.
   그래서 사고가 혹시 나더라도 슬라이드 정도로 끝 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사고의 징조나 예후를
   인지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다 하려 노력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져 장애물을
   놓치게 되면 저속에서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과속이 좋다는 건 아닙니다.

   라이딩 기어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타면 꼭 사고로 이어진다는 속설도 사실은 집중력 부재에서
   오는 것 아닐까 나름 추측해 봅니다.

 

7. 좁은 길에서의 유턴은 최고 난이도의 스킬이다.

 

   유턴에서 두번 자빠뜨렸습니다. 왕숙천 찾아가겠습니다. 저속 컨트롤 무척 어렵군요.
   천천히 따라가는 것은 하겠는데 좁은 공간에서 바이크 돌리는 일은 어렵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
   바이크가 가장 취약한 시점이 저속에서 회전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이때 돌발상황이 생기면 아마도 대부분 초보자는 저처럼 바로 넘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거야 말로 연습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저속 컨트롤을 잘하는 라이더가 진짜 라이더다.

 

8. 바이크 라이딩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지 않는다. 

 

   저는 바이크 초보자 입니다. 라이딩 스킬은 물론 바이크 라이딩에 대한 지식도 터무니 없이
   부족합니다. 바이크 앞에서 큰소리 치치 않고 다른 분들에게 바이크 타고 있음을 자랑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일이 제 자만심을 키워 위험을 초래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내가 초보자임을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9. 바이크를 신뢰하되 과신하지 않는다.

 

   이 점은 아직 바이크를 신뢰할 만큼 이해하고 있지 못해서 이정도로 적어두려 합니다.

 

10. 스스로의 바이크 라이딩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일치하도록 한다.

 

   저는 r1200rt 같은 투어러와 k1200r 같은 네이키드를 하나씩 갖는 것이 최종적으로 가려는 목표입니다.
   잘 닦인 지방국도를 여유있게 친한 사람과 탬던하고 음악을 들으며 가는 모습이 부럽기 때문이고
   때로는 홀로 바람을 가르며 질주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왜 바이크를 타는가?' 라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을 한다면 우스운 이야기가 될까요?
   바이크를 처음 사고 나서 과연 이 선택은 잘 한 것인가를 거듭 스스로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바이크가 지금보다 제 삶의 질은 더 높여준다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투어링에 낄 실력도 안되고 홀로 내 페이스대로 타는 바이크가 참 좋습니다.
   집 앞의 45번 국도를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바람을 느끼면 달리는 이 느낌 참 행복합니다.
  
   아무 목적지도 없이 하염없이 달리다 보면 복잡한 마음 속이 정리되면서 새로운 의욕도
   생기곤 하더군요. 이런 행복감으로 오랜 기간 바이크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써 놓고 보니 엄청 길군요. 객관적인 글 아닙니다. 그냥 주말의 라이딩 경험이 너무나 소중해서
정리를 안 할 수 없었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P.S. 대부분의 내용이 650 카페에서 배운 지식입니다. 거기에 체험이 조금 더해진 정도입니다.

      650 카페에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재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