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4) 몹쓸 장비병

바이크를 그리 자주 타지 않으면서도 바이크 관련 장비만 보면 헤벌레한다. 

 

좋은 헬멧이나 장갑을 보면 사고 싶어진다.  사용하는 빈도를 생각해 보고 가격대 효용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사지 않는 것이 좋은데

견물생심이라. 좋은 것을 사고 싶어져서 억제하느라  바늘로 허벅지를 여러 번 찔러 댔다.

그래도 많이 참은 것이 헬멧 3개(제트 1개, 시스템 1개, 풀페이스 1개)에 장갑 2개, 여름 상하의 1벌, 겨울 상하의 1벌 이다. 헉...

 

내가 숯불 켜놓고 고기 구운 것이 2004년인가? 부터이다. 그때야 BBQ 동호인이 몇 명 없어서 내 스스로를 BBQ 애호가로 불렀는데(자뻑)

요즘은 BBQ 인구도 많아지고 조리 방법도 다양하게 알려진 것에 비해, 내가 수련(?)을 게을리해서 발전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하는 BBQ는 그저 [구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

 

이 [구이]는 숯불 향이 참 좋은데, 단점이 있다면 불 피우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불 댕겨놓고 약 30분이상 있어야 제대로 브라켓(숯)에 골고루 불이 붙고, 불 조절을 잘 못하면(특히 간접구이) 온도가 올라가지 않아 제대로 뼛속까지 구워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뭐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무슨 장비가 좋을까 이것 저것 생각했는데... 이 BBQ용 장비가 만만치 않다.

지금 사용하는 그릴은 웨버 컴팩트 실버 48인치와 웨버 골든스모키 죠(휴대용)을 쓰는데...

웨어 컴팩트 실버 48인치는 크기가 56인치보다 적은데다 깊이가 얕아서 간접구이로 그리 적당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궁하면 통한다고 어렵사리 방법을 생각해서 간접구이로 어찌어찌 사용하고 있는데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컴팩트는 숯위에서 직접 구울 때 적절하다). 웨버 골든스모키 죠도 마찬가지이고..

 

여러가지 음식을 해먹기에는 더치오븐(무쇠솥)이 좋다고 한다. 닭 한마리 통채로 들어가고 여러 구이나 찌게도 좋고 오븐 역할도 되서 사용한 사람은 좋다고 하는데,  단점은 녹 안슬게 하려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무지하게 무겁다는 것이다. 가격도 비싸고...(좋은 녀석은 20만원 내외나 한다)

 

내가 얼마나 쓰겠는가? 값은 괜찮은가? 여러 번 생각하다가 가스불에 올려서 쓸 수 있고 불 피울 걱정도 없고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직화오븐을 구매했다.

 

* 12월 24일 도착한 직화오븐

 

 

 

* 직화오븐 내용물

 

* 팬 위의 둥근 버섯 모양을 [직화캡]이라고 부르는데, 가스 열을 골고루 퍼지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한다.

 

 * 직화 캡을 떼 내면 이런 모양이 나온다.

 

 

** 사용 후기 **

 

25일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왔을 때 여러 것들을 시도했다.

 

닭봉구이는 약 25분 정도 걸렸다. 닭봉이 속까지 잘 익지 않기에 양념하고 포도씨유를 충분히 발라준 후에 약한 불로 구웠다. 쓸만하다.

이전에 닭봉구이를 하려면 그릴에 불피우는데만 30분 걸렸는데  불피우는 시간내에 다 구워지니 시간절약되어 좋다.

 

고구마구이는 그릴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릴이 워낙 온도가 높아 15분 정도면 다 구워지는데 이건 25-30분 정도(두꺼운 고구마는 40분정도) 약한 불에서 구워야 한다. 하지만 장점으로는 타지 않으니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아져서 좋다.

 

소세지구이는 약 10분 정도 걸린다. 기름없이 구우니 소세지를 담백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구이의 질은 [숯에 구운 것이 확실히 좋은데] 직화오븐은 불 피우지 않는 편리성 만으로도 만족한다. 물론 숯냄새는 포기해야지만.

빵구이도 된다고 하니, 머핀믹스/스펀지케익믹스도 시도하고  피자도 해 봐야겠다.

 

※ 위 구이의 사진을 찍지 못했다.  뚜껑 여는 순간에 너도나도 가져가는 바람에...

   (쿨선생님이 보시면 사진없어서 또 무효라고 하시겠다.. ㅠㅠ)